🕹 전시 염탐중

필립 파레노: 보이스

2024. 4. 17. 19:31

 

 
 
소리와 빛은 강력한 몰입의 매개체라는 생각이 든다. 눈을 흐릿하게 만드는 몰입력은 한 편의 영화를 본듯한 인상이었다. 이러한 공감각적 심상이 일어나는 전시는 오래만이어서 여러 감각기관이 즐거웠던 전시였는데, 하나 더 흥미로웠던 것은 석양빛의 연출이었다. 해가 지는 시간대가 아니었음에도 전시 공간이 석양빛으로 붉게 비쳐 작품에 녹아들었는데, 공간을 감싸는 유리 통창이 모두 주황빛으로 설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전에 리움미술관에서 전시를 본 적이 있는 경험으로써 배치와 연출 방법에 따라 아예 다른 공간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감탄스럽기도 했다. 도르레를 이용한 동력 조명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작품들이 많았는데 소리에 맞춰 움직이니 더욱이 신비로웠다. 무용수들이 직접 입으로 소리를 내며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행위예술도 인상깊었다. 청각과 시각의 일치함을 느꼈을 때 쾌감과 넓은 공간을 감싸는 울림이 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