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염탐중

건축의 장면

2025. 3. 30. 19:53

서울시립 남서울 미술관
2024.11.22 - 2025.06.01
 
 
 

'위대함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은 시간의 초월성'
 
건축 주제의 전시라면 당연히 복잡한 설계도와 작게 압축한 프로토타입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영상 매체를 통한 퍼포먼스를 통해 건축의 다양한 장면을 다각적으로 보여줌에 눈을 뗄 것이 없었던 전시였다. 일반화된 졸업 전시에 눈이 절여진 탓이었나 보다. 완성된 건축물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말 그대로 건축의 장면이었다. 건축의 개념을 표현하는 다양한 은유와 건축물 주변과 맥락을 이루어 일어나는 일상적인 시각을 흥미롭게 전개하고 있었다. 8명의 전혀 다른 시각을 한데 모으니 비로소 완성되는 건축의 한 장면이었다.
 
길을 지나가다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골조를 보면 무엇인가 새로이 탄생하는구나하는 단편적인 생각에 그쳤다는 것을, 이윤석 작가의 <39일간의 철거 기록>을 보고 깨달았다. 영원히 완결될 수 없는 도시에 허물어짐 또한 당연한 순환 구조였다는 것을. 신축 공사 현장을 담은 박준범 작가의 <마름모 또는 평행사변형> 영상과 대비되어 느껴지는 감정이었다. '복잡함과 형태의 견고함은 역설적으로 붕괴 혹은 무너짐에 대한 두려운 감정을 키운다.'
 
건축이라는 학문은 참으로 흥미롭다. 관계를 뜻하며 예술, 과학, 인문학 모든 것을 통합하여 우리의 삶을 무한하게 이야기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 점에서 어쩌면 정적으로 세워진 구조물을 보는 것보다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동적인 영상으로써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더 용이해 보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