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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

2023. 8. 9. 19:03

지인의 추천으로 읽게 된 <디자인 매거진 CA #268(2023.5-6)>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다.
 
배지의 어원은 신분 따위나 어떠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옷이나 모자 따위에 붙이는 물건이다. 
 
패션과 그래픽디자인 맥락 사이에 존재하는 배지는 두가지 특징으로 구분되는데, 기능적으로 보면 문화적 취향인 '심미성'과 사회적 가치인 '상징성'으로 나눌 수 있다. 의복이나 가방에 착용하는 패션 아이템에 장식적인 요소로 사용되기도 하고 어떠한 집단의 속속을 나타내는 시각디자인의 요소로 기능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지를 수집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는데 기업에서는 굿즈로 만들어 판매하는 마케팅의 한 요소로 사용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그래픽 요소가 담긴 작은 형태가 문화적 취향과 사회적 가치를 표현하는 두 기능을 갖고 있는 것과 그 안에 깃들어있는 오랜 역사와 의미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요즘에는 브랜드가 굿즈를 제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또는 당연시 한 일이 됐다. 때때로 굿즈로 소비 되는 배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기도 했다. 어느날엔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의미없는 굿즈는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굿즈는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과 명확한 의미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구태여 수많은 것들 중에 배지를 제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하곤 했다. 물론 나 또한 작품이나 공연을 보고 난 후 일시적인 경험을 기억하고자 하는 시각적인 의미의 배지를 구매하기는 한다. 그럴 때 마다 생각한다. "이 작고 하찮은게 뭐라고 그렇게 소장하고 싶은지..."

그렇기에 배지는 굿즈와 기념품 그 어딘가 사이에 존재하고 있다. 예쁘더라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저 구매하는 순간의 흥분만 깃들어 있는 작은 쓰레기가 될 뿐이다. 

 

디지털 속 배지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칭찬 스티커 같은 느낌이다. 게임 속 퀘스트를 달성할 때 마다 주어지는 보상 스티커. 하나씩 늘어나는 배지는 왠지 내가 어떤 역할이든 수행하는 능력자가 된 것만 같다. 이렇게 배지는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으로 사용 된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쨋든, 요즘 난 한 단어에서 무수히 파생되는 소재를 흥미로워 한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그 모험이 나를 창조적인 사람에 가깝게 만들어 준다. 아무도 모르는 깊은 곳 숨겨져 있는 의미를 찾기 위해 여정을 떠나 보겠어 .. ~